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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의 일생
    부흥과 개혁
    작성일 : 08-06-02 12:45  조회 : 4,302회 



    -출처: 도서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에서 부분발췌.

    오늘날의 닭과 달걀 뒤에는,  

    현대식 슈퍼마켓의 밝은 조명아래 진열된 깨끗한 소형 판매용 포장에서는
    추측조차 하기 힘든 이야기가 숨어있다.

     슈퍼마켓에서 보는 닭은 하나같이 조심스럽게 포장된채 상표까지 붙어있어
    매우 깨끗하고 만족스럽고 믿음직해 보일것이다.
    웃음띤 닭의 행복한 그림이 그려져있는 닭포장을 보고있노라면
    그 모든게 잘못되었다는 상상을 하기는 어렵다.

    한 양계업자는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에서 기르는 모든 닭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죽는 날까지 항생제가 섞인 모이를 먹는다.
    항생제 없이는 양계업이 집약축산법을 유지할수 없기때문이다."
    오늘날 닭의 건강문제는 대단히 심각해서
    절대 가벼이 넘길수가 없을 정도다.

    이 동물들 대다수는 암에 걸려있다.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대다수 양게장에 있는 닭들의 90프로 이상이 닭암(레우코시스)에 걸려있다.
    우리는 속속들이 조립라인 닭을 가진 국민이다.
    우리는 고문받는 생물의 몸통과 달걀을 먹는 다는 것을 모른다.
    우리는 닭들에게 호르몬과 항생제가 늘상 주입,투약되어 왔고
    또 고기와 노른자가 '건강해보이는'노란색을 띄도록
    염료가 첨가되어 왔다는 사실도 모른다.
    인간의 잔혹성과 닭의 고통을 생각해보라...  



    -자신을 닭이라고 가정해보자!-

    우선 당신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운명이 결정된다. 당신은 '산란닭'이나 '고기닭'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당신의 운명은 평생 알만 낳든가, 결국 잡아먹히든가 둘 중 하나이다.

    당신이 산란닭 수컷으로 태어난다면, 고기로 쓰기에는 살점의 맛이 떨어진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따라서 일생 또한 짧게 끝날 것이다.

    독가스 실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면 그나마 운이 좋다. 다른 수많은 병아리들과 함께 비닐포대 속에 구겨 넣어져 무게에 짓눌리고 질식해 죽을 확률이 더 높다.

    그렇지 않으면 산 채로 으깨어질 수도 있다. 미국에서만 매년 1억6천만이 넘는 당신의 형제들이 이러한 운명에 고통받고 영국에서도 2천만 가까이 이렇게 죽음에 처한다.

    한편 당신이 산란닭 암컷이라면,

    고통은 태어나자마자 시작된다!

     먼저 세상에 나온 지 하루에서 열흘 사이에 부리가 잘린다.

    다시 말해 '단두대'처럼 생긴 기계를 이용해 시뻘겋게 달궈진 칼날로 당신의 부리를 자를 것이다.

    그래도 1940년대에 태어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스럽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만약 그때 태어났다면 사람들은 당신의 부리를 '용접용 버너'로 태웠을 것이다. 부리를 자르는 것이 닭에게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부리는 단순히 밖으로 툭 튀어나온 뿔과 같은 것 아닐까? 손톱 자르는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불행히도 전혀 그렇지 않다. 부리 안쪽에는 아주 민감한 내벽, 즉 부드러운 조직이 있어 '말초신경'들이 퍼져 있다.
    인간의 손톱 밑에 있는 피부막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부리 자르기를 손톱을 깎는 것에 비유한다면, 손톱을 자르기 위해 손가락 끝을 싹둑 잘라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부리 자르기가 그 자체로 해가 될 뿐 아니라, 다소 '서툰' 기술로 잘못 자를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데 '문제'가 있다.

    칼날이 너무 뜨거우면 잘린 입 끝에 극도로 고통스런 종기가 생길 수 있다. 칼날의 온도가 너무 낮거나 무디어 부리가 제대로 절단되지 않는 경우에는 입천장의 조직이 모두 찢어진다.

    부리를 너무 많이 잘라내 거의 콧구멍까지 잘라지는 경우도 자주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기겠는가? 병아리, 또는 닭의 수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일렬로 닭을 가두고 알을 받아내는 양계장은 열 마리에서 천 마리, 몇 백만 마리까지 그 크기가 다양하다.

    즉 처리해야 할 부리의 수가 많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단순하게 반복되는 일에는 '금전적 보상'이 많지 않다. 따라서 부리를 자르는 사람에게 '실수'가 생기는 것은 '거의' 당연하다 볼 수 있다. 이러한 실수에 많은 닭들이 피해를 본다.

    부리를 잘라낸 다음에는 '발육식'로 보내진다. 잠깐 동안의 이 시기는 당신의 삶에서 상대적으로 한가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실제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며 심지어 밖에 나가는 것이 허락될지도 모른다(몇몇 양계장 주인들은 이러한 경험을 하면 병아리들이 장차 닭장 속 삶의 가혹함을 더 잘 이겨내고, 더 튼튼해진다고 믿는다.)

    이곳은 대개 커다란 우리처럼 되어 있다. 알을 낳기 시작하는 생후 약 20주가 될 때까지 이곳에 머문다. 20주가 지나면 '다시' 한 번 부리를 자르고, 산란시설이 되어 있는 닭장으로 옮겨진다.

     
    만약 당신이 미국에서 태어난 닭이라면 당신이 들어갈 닭장의 크기는

    가로세로 약 30cm×50cm 크기가 될 것이고,

    유럽에 산다면 대략 46cm×51cm가 될 것이다.

    이러한 우리를 혼자 사용한다면 그나마 '웅장한 대궐'이라 할 수 있다.

    어디든 3~6마리의 동료와 함께 사용해야 한다.

    (달걀 값이 올라갈수록 더 많은 동료와 함께 방을 쓰게 된다.

    비좁은 공간 때문에 죽는 닭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달걀 생산의 증대로 얻는 '이익'이 훨씬 크다.)

    하지만 이 정도의 비좁음은 그나마 복에 겨운 것이다. 몸집이 커져 평균 체격의 닭이 되면, 움직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편안하게 앉기 위해선 적어도 637제곱cm가 필요하다.

    만약 한바퀴 몸을 돌릴 수 있는 '호사스러운 향락'을 즐기고 싶다면 1.681제곱cm가 필요하다. 30cm×50cm의 표준닭장을 다른 동료 넷과 함께 사용한다면 당신에게 주어지는 공간은 약 300제곱cm이다.

    구석구석 모두 통틀어 300제곱cm가 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면적이 어느 정도 되는지 쉽게 감이 오는가? 참고로 말하자면 'A4 종이' 한 장이 500제곱cm 조금 넘는 크기이다.

    만약 아주 운이 좋아서 딱 3마리의 동료와 닭장을 함께 쓴다 해도 375제곱cm의 공간밖에 되지 않는다. 어떻든 간에 당신이 날개를 펼 수 있다는 사실은 잊어야 한다. (닭이 날개를 펼쳤을 때 길이는 약 75cm이다.)

    꼭 끼는 울타리가 몸을 돌리거나 날개를 펼치는 행동만 제약하는 것이 아니다.

    정상적인 집단의 상호행위를 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한다.

     닭은 진화를 거듭하면서 군집생활을 하는 습성을 몸에 익혔다. 몇 마리가 모이든 소위 '쪼기 서열 pecking order'이라는 사회적 위계질서를 형성하여 기본적으로 군집을 유지한다. 좀더 정상의 조건에서 서열이 낮은 닭은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닭이 활동하는 영역에 머물지 못한다. 그러나 30cm×50cm의 닭장에서 어떻게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살 수 있겠는가?

    그래서 많은 닭이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닭에게 쪼인다. 당신 역시 그러한 쪼이는 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닭장 안 4~7마리의 작은 서열구조에서 맨 밑에 있는 닭이 다른 닭에게 쪼여 죽는 일이 부지기수로 일어나는 것을 당할지도 모른다.

    아하! 이제 사람들이 닭의 부리를 '자르는' 이유를 알겠는가? 너무 많은 닭이 쪼여서 죽으면 '이윤'이 떨어진다.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 축산업이 고수해온 '문제해결' 방식이다. 동물이 불쾌하고 비정상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불쾌하고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사육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이해 환경을 바꾸는가? '절대' 바꾸지 않는다.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가축을 키워도 '이윤'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불쾌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에 의해 발생하는 '손실'이 이윤을 너무 갉아먹지 못하도록, 이상행동을 하는 동물을 '잡아 죽인다.'

    철조망으로 된 닭장에 끊임없이 몸을 비벼댄다.

    다른 닭들이 쪼아대는 공격을 몇 달 버티고 나면 털이 거의 다 빠진다.

    당신의 피부, 특히 꽁지 주변을 시뻘겋게 피가 스미고 껍질이 벗겨진 상처가 군데군데 난다.

     

    또한 당신은 운동부족으로 '골다공증'과 비슷한 증상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을 수도 있다. 이런 증세가 아주 심하면 인간은 당신의 날개와 다리를 모두 부러뜨려 잘라 내버리고, '몸뚱아리만, 담을 수 있게 설계된 '갈빗대닭장' 속에 올려질 것이다.
    (알만 밑으로 나온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 정도 시기가 되면 같은 방을 쓰는 동료들은 서로 지나치게 신경이 곤두서 거의 '미친 상태'에 이르고 서로 죽이고 죽이는 성향을 보이게 된다. (이를 축산업에서는 깃털쪼기 feather pecking 또는 카니발리즘 cannibalism 이라 한다.)

    한두 해 이렇게 지나가고 나면(닭장을 같이 쓰던 동료들 중 35%는 이미 죽고 없을 테지만 운 좋게도 당신이 여전히 살아 있다면) 기력이 쇠약해져 이제 달걀을 잘 낳지 못한다.

    당신에게 들어가는 먹이와 당신이 차지하는 공간에 드는 비용보다 당신이 낳는 달걀로 얻는 이익이 작아지면 양계장 주인은 이윤을 얻지 못할 것이다.

    이때 주인은 '강제털갈이 force moulting'라는 방법을 통해 몇 달 동안 당신을 달래서 알을 더 낳도록 한다.

    '강제털갈이'란 며칠 동안 물도 음식도 주지 않으면서,

    '어둠' 속에 가두는 것이다.

    이러한 급격한 환경의 변화가 당신이 알을 '더 낳을' 수 있도록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편저자:식물도 땅이 척박할수록 꽃을 피워 열매를 맺습니다.)

    그러나 한 두 번의 강제털갈이마저 끝나고 나면 이제 더 이상 당신이 할 일은 없다.
    식품가공업자에게 넘겨져 고형수프, 냉동파이, 애완동물사료의 재료가 된다. 그렇게 양계장 암탉의 일생은 끝난다.

    만약 산란닭이 아니라 고기닭으로 태어났다면 그나마 당신의 삶은 조금 나을 것이다. 태어난 지 하루가 되면 만에서 몇 십만 마리에 이르는 병아리들과 함께 육계사로 보내진다. 거기서 먼저 당신?부리가 잘린다. (아마 '발톱'도 잘릴 것이다.)
    육계사는 창문이 없는 큰 공간으로 되어 있다. 이 우리에서 땅을 발고 살 수 있다면 당신은 그나마 '행운아'라고 할 수 있다. 같은 크기의 우리 안에서 더 많은 닭을 집어 넣기 위해 층을 나누어 놓은 양계장도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당신이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이 어느 정도 있을 것이다. 당신을 포함해 같은 우리를 쓰는 동료들의 몸집이 아직 작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들 몸집이 커질수록 공간은 점점 비좁아진다. 약 7주 후, 도축될 정도의 크기로 성장했을 때 당신이 차지하는 공간은 약 15cm×15cm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바닥에 배설물 더미가 점점 더 수북이 쌓이는 것은 물론이다.

     여기서 나오는 역한 암모니아 냄새가 공기 중에 진동한다.

    암모니아는 그 자체로서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킨다. 이로 인한 다리의 화상이나 가슴의 물집으로 고통 받는다. 어찌 이보다 더 나쁜 상황이 존재하겠는가? 당신은 자신의(그리고 남의) 오줌에 화상을 입는다. 또한 점차 많은 수의 당신 동료들이 바닥에 쓰러져 나뒹굴 것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당신은 점점 비참해지고 이윽고 당연히 '악행'을 서슴없이 하기 시작한다. 5만 마리 이상의 무리에서 자연적인 집단위계질서를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 당신은,

    알을 낳는 암탉누이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동료들과 싸우게 되고

    이는 결국 자기 종족 간에 서로 죽고 죽이는 행태(카니발리즘)로 빠르게 발전한다.

    만약 여기서 말장난이 용서된다면, 닭이 서로 잡아먹는 행동은 곧 양계장 주인의 이윤을 잡아먹는 행동과 같다.

    이런 상황을 양계장 주인은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그러한 행동을 야기한 환경을 개선할까?
    당신을 좀 더 정상적인 상태에서 살도록 해줄까? 공간을 더 넓혀 줄까?

    '절대' 그렇지 않다. 그런 방법은 이윤을 낮추기 때문이다. 대신에 부리를 다시 자르고 당신 주변의 조명을 인위적으로 조절한다. 많은 '양계 지침서'에서 말하기를 이때 밝기를 2럭스 정도로 '희미'하게 하라고 말한다. (촛불의 밝기가 약 10럭스이다.) 어둡게 하면 '공격성'이 감소하는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이제 몇 주 남지 않은 삶을  

    당신은 거의 '어둠'과 가까운 상태에서 보내야 한다.

    동물의 역습"(원제: Animals Like Us)/마크 롤랜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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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추천도서]생각해 봅시다-'닭'
    『지구환경보고서 2004』


    대부분의 닭은 알을 낳기 위한 닭(산란용 닭)이나 고기를 얻기 위한 닭(고기용 닭), 둘 중 하나다.
    이들은 타이슨 푸드나 퍼듀 치킨 같은 축산업체의 산란용 축사에서 산업용식품이 될 긴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계란은 따뜻한 부화기 안에서 세심하게 관리된다. 인공 수정된 병아리들은 거의 동시에 알을 깨고 나올 것이다.

    산란용 닭이 될 병아리들은 부화하자마자 처음으로 인간의 손에 넘겨진다(어떤 병아리들에게는 마지막일 수도 있다). 감별사들은 태어난 지 하루밖에 안 된 병아리의 암수를 구분해, 수컷은 큰 통 속에 던져버린다. 이 운 나쁜 병아리들은 비료나 가축 사료용으로 분쇄된다(간혹 살아남는 병아리도 있다).



    암컷은 작업라인으로 옮겨져 뜨거운 칼로 부리를 잘리는 고통을 겪게 된다. 18~20주 동안 항생제, 사료를 먹인 병아리들은 하청업체의 사육장으로 실려간다. 산란용 닭들은 고기용 닭과 마찬가지로 축구장 절반 크기(가로 60피트, 세로 360피트)의 헛간에서 길러진다.

    헛간 하나에서는 9만마리가 넘는 닭을 기를 수 있는데, 사육기술이 발달하면서 농부 한 사람이 혼자서 관리할 수 있는 헛간은 여덟 개로 늘어났다. 이 사육사들은 땅을 갖고 있고 때로는 재정적인 위험부담을 지기도 하지만, 닭에 대한 소유권이 없다. 닭에 대한 소유권은 처음부터 끝까지 업체에게 있다. 이 헛간은 25만달러이며, 관리장비에 20만달러 정도 추가로 든다. 사료비 등의 온갖 지출을 다 포함하면, 산업국의 경우 초기 창업비용은 적어도 100만달러를 넘는다.

    일단 농장으로 옮겨진 산란용 닭들은 철사로 만들어진 닭장 속에 열마리씩 넣어진다. 이 산란용 닭은 1년이면 300개의 달걀을 낳으며, 이는 백년 전에 비해 세 배 정도 많은 양이다. 물론 유전자조작이나 성장촉진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더 많은 달걀을 낳도록 암탉들을 속이기 위해 하루종일 불을 켜둔다.

    닭장 위로 차곡차곡 쌓인 닭장은 배설물로 뒤덮여 있으며, 움직일 공간이라곤 전혀 없다. 이 암탉들은 인간의 접촉이 거의 없기에 쉽게 놀라곤 한다. 사육장 주인이 닭을 만져야 하는 경우는 닭이 닭장 밖으로 도망쳤거나, 아니면 스트레스 때문에 죽었을 때뿐이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닭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길러지는 닭보다 훨씬 질병에 민감하고 쉽게 죽는다는 것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 사실 1년 조금 넘은 암탉들은 지쳐서 산란율이 떨어지게 된다.

    예전에 사육장 주인들은 이런 암탉들을 개나 고양이 사료, 치킨 너겟, 심지어는 유아식품용으로 팔았었다. 일부 농장에서는 직접 죽이거나 도살장으로 보내기도 했으며, 때로는 산 채로 시장에 내다팔기도 했다. 산란용 닭으로 쓸모가 없을 뿐이지 여전히 먹을만 했기 때문이다.



    고기용 닭의 수명은 더 짧다. 닭장에 갇혀 있지는 않지만, 날개 한번 펼 수 없을 정도의 빽빽한 축사에서 자란다. 닭 한 마리가 차지하는 바닥공간은 가로 9인치, 세로 9인치밖에 안 된다. 창문하나 없어 바깥바람이나 햇볕을 쬘 수도 없는 축사는 23시간 동안 불이 켜져 있어 부자연스러운 긴 하루를 보내야 한다.

    이 닭들은 특수 제작된 사료를 매일 0.86킬로그램씩 먹어야 하며, 사료에는 항생제와 성장촉진제가 들어 있다. 곡물을 단백질로 전환하는 데 닭이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주변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호흡기질환에 걸리기 쉽다. 그래서 사육장 주인들은 인간만큼이나 오래 전부터 항생제를 사료에 섞어서 먹여왔다(2002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주요 식료품점에서 판매되는 고기용 닭의 37퍼센트는 항생제 내성 질병에 오염돼 있다고 한다).

    닭들은 무게가 너무 빨리 늘어나 서 있기조차 힘들어한다. 공장식 농장에서 길러진 닭들은 다리 불구로 고생하는 경우가 자주 있으며, 비대해진 몸을 심장이 채 감당하지 못해 죽는 경우도 흔히 있다.

    무게가 2킬로그램 정도 되면 캐쳐라고 불리는 인부들이 고기용 닭을 닭장에 담아 처리공장으로 보낸다. 인부들은 음식점이나 식료품점에 보내기 위해 닭을 골라내 도살한 뒤, 무게를 단다.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닭다리나 날개는 거의 살아있는 동물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닭고기는 배설물에 오염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사육장에 흔한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에 의해 식중독에 걸리지 않으려면 닭을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는 경고문이 포장지에 적혀 있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모든 농부들이 공장식 축사에서 닭을 기르지는 않는다.

    UN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가난한 나라의 경우 산란용이나 고기용 닭을 함께 방목하거나 뒤뜰에서 기르는 닭이 70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런 닭들은 식량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안정성을 가져올 수도 있다. UN식량농업기구의 로빈 앨더스(Robyn Alders)가 말하고 있듯이, 현금이 부족한 지역에서 농부들은 닭을 “일종의 신용카드로 사용할 수 있고, 판매하거나 물물교환을 하는 데 이용할 수도 있다.”

    또한 닭은 해충을 억제하거나 비료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방글라데시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프로젝트를 통해 가금류를 건강하게 기르고, 가난한 농가의 소득을 높이며, 열악한 환경과 고온에 적합한 토종닭을 보존할 수도 있었다.

    부유한 나라의 일부 양계장 주인들은 자연적인 환경에서 길러진 유기농 닭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테네시에서 유일하게 유기농 소고기와 닭고기 인증을 받은 농장인 웨스트 윈드 팜에서, 랄프 코어(Ralph Cole)와 킴벨리 코어(Kimberlie Cole) 부부는 유기농 사료로 일년에 600마리의 닭을 기르고 있다.

    이 닭들은 옮길 수 있는 이동형 닭장 근처를 배회하곤 한다. 코어 부부는 땅에 비료를 주고 해충을 잡아주는 닭을 “토지개량꾼”이라고 부르고 있다. 공장식 농장 대신 이런 식으로 닭을 기르면 환경을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닭들에게도 훨씬 친절하게 대할 수 있을 것이다.
    - 다니엘 니렌버그(Danielle Nerenberg)

    지구환경보고서 2004 '생각해 봅시다'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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